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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화이트리스트’에 이은, 한국의 ‘지소미아’종료

기사승인 2019.09.02  0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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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의 현대판 전쟁이 시작되었다. 일본의 의도적인 경제보복조치에 한국은 강력한 대응을 강행하였다. 양국 간의 충돌은 장기전에 접어들었으며, 한일관계는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2일,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통해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은 지난달 22일, 일본과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하는 강경한 대응을 취하였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대상이 된 한국 (출처: kbs)

화이트리스트는 무엇일까

 화이트리스트는 일본정부가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는 국가를 가리킨다. 화이트리스트의 대상이 된 국가는 일본 정부가 안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안보 우방 국가’이다. 따라서 일본이 특정 국가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해당국가에 대한 신뢰를 줄였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군수전용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1100여 개의 전략물자 리스트 규제 품목 수출과 관련해 일반포괄허가를 받던 것이 특별일반포괄허가로 바뀌게 된다. 일반포괄허가는 수출기업이 경제산업성의 사전 심사 없이 3년에 한 번 포괄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특별일반포괄허가는 6개월에 한 번 수출기업이 수출관리 프로그램을 사전 신고하고 경제산업성의 점검을 거쳐 인증을 받는 등 보다 까다로운 절차이다. 일반포괄허가의 경우 허가신청 시 처리기간은 일주일이내이지만, 특별일반포괄허가의 경우 약 90일이 소요된다.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수출품목에 대해 몇 배는 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수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조치인 셈이다.

화이트리스트의 개념 (출처: YTN)

화이트리스트 배제, 한국 기업이 받게 될 영향

 국제금융센터 종합분석실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에 따른 한국기업이 받게 될 영향은 정확히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중 어떤 품목을 어느 수준으로 규제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고,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을 어떤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금융기관이 제시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그중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일본이 매우 비관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가정이다. 미국의 종합금융기관인 씨티그룹에 따르면 한일 갈등 심화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지연될 경우 2020년 경제성장률이 1%대일 것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다수의 금융기관은 일부 품목의 수입이 다소 지체되는 정도로만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하기 어려우며, 일본의 조치는 자국의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증권회사인 jp모건과 골드만 삭스는 화이트리스트 베제가 한국에 의미있는 영향을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많은 책임을 떠안게 된 문재인 대통령(출처: SBS)

韓, 지소미아 종료 선언

 결국, 한국은 지난달 22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따른 대응이다. 지소미아란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으로, 영어 약자를 따 'GSOMIA‘라고 한다. 다만 모든 정보가 상대국에 무제한 제공되는 것은 아니며, 상호주의에 따라 사안별로 검토해 선별적인 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즉,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과 한국이 더 이상 북한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지소미아 종료 이전, 한국은 일본에게 고위급 탈북자, 접경지대 인적네트워크 등을 전송했으며 그 대가로 일본의 군사정보위성을 통한 북한의 항공기나 탄도미사일 궤적에 관한 정보를 받아왔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청와대는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 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냉정한 입장을 유지했다. 지소미아 종료 다음날인 23일 아베총리는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국이 먼저 국가와 국가 사이의 신뢰 관례를 회복하고 약속을 지켜주었으면 한다는 기본 방침엔 앞으로도 변함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경우, 미국 국방부와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국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한다.”며 한국을 강하게 비판했으나, 정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형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며 “문 대통령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한일갈등에 대한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한일갈등은 현재 안보 분야까지 번지며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조치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까지 이어졌다. 또한 한국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한 독도 방어훈련에 들어갔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훈련을 중지하라”는 강한 요구를 하기까지 하였다. 전문가들은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한일갈등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한일갈등을 유연히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손규영 선임기자 sonjong@kaupress.com

손규영 선임기자 sonjong@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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