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 항공사 라이언에어 소속 B737 MAX8이 추락하여 181명의 승객과 8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 그로부터 약 넉 달 후인 지난달 10일,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의 B737 MAX8또한 추락하면서 149명의 승객과 8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 연이은 B737 MAX8의 추락사고에 보잉을 비롯한 항공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고, 또 사고… 그 원인은?


  지난해 10월 29일, 자카르타에서 팡칼 피낭으로 운항 중이던 라이언에어 610편 B737 MAX8 항공기가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륙 13분만에 관제탑과의 통신이 끊기면서 일어난 비극이다. 넉 달 후인 지난달 10일, 이번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운항 중이던 에티오피아항공 302편 B737 MAX8이 이륙 6분 만에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두 사고 모두 B737 MAX8이라는 동일 기종의 항공기와 이륙 후 15분 내외의 짧은 시간 내에 컨트롤을 잃고 급상승, 급강하를 반복하다가 추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면서 기체 결함의 가능성이 시사됐다. 이에 결국 보잉은 항공기의 자동실속방지시스템(MCAS: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 이하 ‘MCAS’)이 사고의 원인임을 인정했다. MCAS는 이륙 이후 받음각이 지나치게 커지면 항공기의 앞부분이 기류보다 허용 한도 이상으로 들려 실속(Stall) 현상이 일어나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수를 자동으로 낮춰주는 소프트웨어이다. 기존의 항공기는 경고 시스템만이 장착되었으나, MCAS가 탑재된 MAX8 기종의 경우 자동으로 받음각을 낮춘다. 이로 인해 아무 때나 MCAS가 작동하여 기수가 낮아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며 결국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운항금지, 피해는 고스란히 항공사에게로

  가히 보잉사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B737의 최신기종 MAX8이 이어진 추락사고로 운항금지 조치가 취해짐에 따라 해당 기종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항공사마다 피해정도는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중 가장 큰 피해는 이스타 항공이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 항공은 기존 B737 MAX8 2대가 운항 금지됨에 따라 올해 4대를 더 투입하여 운항하려 했던 싱가포르의 운수권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B737 MAX8을 개발한 보잉사는 에티오피아 사고 이후 시가총액 400억 달러(약 45조 원)의 손해를 입었다. 만약 항공사들이 해당 기종에 대한 주문을 취소할 시 보잉이 입는 피해는 약 6330억 달러(약 718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공사들이 운항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보잉사가 배상해야할 보상금액은 천문학적이다.

신속한 대처, 안전이 최우선

  미국,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가들은 연이은 사고가 B737 MAX8의 기체결함이라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중단이라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우리나라는 국내 공항 이착륙과 영공통과를 오는 6월 15일까지 금지했다. 사고를 직접 겪은 인도네시아는 해당 기종의 자국 내 영구적 운항 금지 조취를 취했다.
  항공사들은 B737 MAX8이 운항하는 운항편을 취소하거나 주문을 취소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체항공기로 에어버스의 A320NEO를 선택하거나 구형 B737 기종을 투입하고는 있지만 공급망 등에 혼란이 생길 수 있어 항공사들이 기존 보잉과의 구매계약을 유지하고 보잉 측의 사고대처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보잉 측은 이번 사고로 각국의 몰매를 맞음에 따라 서둘러 전면적으로 MCA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로 지적되었던 받음각이 특정 값을 넘을 시 조종사에게 경고를 주는 시스템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300여명이 넘는 인명사고를 낸 B737 MAX8의 사고는 보잉측의 졸속개발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견해도 있을 정도로 항공기 안전에 대한 둔감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속도, 좌석 수 등 항공기에 있어 중요한 것은 많지만 가장 최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바로 안전이다. 비행에 대한 믿음은 곧 안전함에서 비롯된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항공업계가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에 있어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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