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지난달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진행되었다. 이번 국정감사는 14개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총 753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별도의 운영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겸직 상임위 3곳은 이번 달 7일 국정감사를 마무리 하였다. 국정감사 상임위원들은 국회 또는 피감기관 현장에 마련된 국감장에서 지난 한 해 집행하고 실행한 예산과 정책 등에 대한 질의에 나섰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실상 첫 국감인 만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민낯들어난 2018 국정감사

국정감사 화제의 발언 포인트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아주대학교 병원 이국종 교수가 가장 화제가 되었다. 선동렬 감독은 선수선발의 투명성과 오지환 선수의 병역특례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백종원 대표이사는 술집, 호텔업 등 업종 확장 등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현재 정부의 골목상권 살리기 정책에 대한 의견을 위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또한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0일 허벅지에 중증외상을 입은 해경 승무원이 병원 이송을 위해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허가받은 인계 장소(환자를 태우거나 내리게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착륙을 허가받은 지점)가 아니라는 점 등을 이슈로 지원받지 못하고 육상으로 이송하다 숨진 사고와 관련, 현장의 실태를 증언하고자 24일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였다.

병역특례 논란에 대해 설명 중인 선동렬감독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선수 선발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군입대를 미뤄온 오지환(LG) 등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특례를 받아오면서 국민감정이 더욱 악화되기도 하였다. 선 감독은 이날 ‘오지환 논란’에 대해서 “코치진 회의 결과 ‘유격수 2위’로 평가된 오지환을 백업 내야수로 선택한 것은 내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역에 대한) 국민 정서,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건 내 잘못이다.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용서를 받으려면 선 감독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손 의원은 경기인 출신인 선 감독과는 관련 없는 행정 질문을 쏟아내어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손 의원은 “대표팀 선수선발은 원래 KBO가 아닌 KASA에서 맡았다. 그게 언제 이관됐는지 아는가? 누가 결정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행정에 관한 내용을 모른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현장지도자에게 엉뚱한 행정질문으로 명쾌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소신있게 답하는 백종원 대표이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달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백 대표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소신 있게 대답하여 화제가 되었었다. 백 대표는 “골목상권 제로섬게임에서 백 대표 가맹점이 ‘손님 다 뺏어간다’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가맹점주도 똑같은 자영업자”라는 논리를 강조했다.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과외나 학원을 다니듯이 가맹점주도 장사의 성공을 위해 프랜차이즈를 차린다는 논리다.

  또한 백 대표는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의 차이를 들며 프랜차이즈 지점의 골목상권의 침해를 부정했다. 백 대표는 “‘먹자골목’과 ‘골목상권’하고 헷갈리고 있는 게 큰 문제”라며 “먹자골목은 자유경쟁시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점의 권리금이 2억원일 정도로 영세상인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했다. 즉 자신의 지점은 골목상권에 들어간 적이 없으며 자유경쟁시장의 먹자골목에서만 운영한다는 논리이다.

  이국종 교수는 국정감사를 통해 우리나라 응급헬기 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 교수는 영국에서 응급헬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헬기가 민원을 신경 쓰지 않고 주택가 한복판에 바로 랜딩하며 무전도 한다. 그런데 저희는 현장에서 무전도 안 돼서 LTE가 터지는 낮은 고도로 비행할 때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그는 "소음 때문에 헬기장을 폐쇄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이 교수는 "응급헬기가 인계점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구축돼야 한다."는 발언을 하며 사람의 생명보다 편의를 우선시하는 사회를 비판하였다.

 

국정감사의 재점검! 종합감사 진행

  국정감사의 마지막 날인 29일은 국감 기간 미흡하게 다룬 분야를 재점검하기위한 종합감사가 진행되었다. 종합감사에선 교육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기획재정위원회가 가장 화제가 되었다. 교육부를 대상으로 열린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사립유치원 문제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 문제, 단기 일자리 확충 등 그동안 국감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이 재거론 되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문제에 대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종은 적극적이고 돈 많은 엄마를 뽑는 제도다. 학종으로 공교육이 정상화 됐다고 볼 수 있나”라며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단기 일자리 확대 이슈에 대해서는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적하였다. “일자리 수를 늘리겠다고 국립대 학생 1000명을 뽑아서 실내온도 점검, 교실 불 소등 등을 점검을 시키는 것이 말이 되나. 이 수를 포함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했다. 이는 국민 기만을 넘어 부도덕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촉발된 공공기관의 부정채용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행안부(행정안전부) 수장으로서 김부겸 장관의 실효성 있는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채용비리를 더욱 엄격히 따져보도록 각 지자체에 요청하겠다.”며 “우리 세대가 젊은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원칙과 규율이 지켜지고, 부당한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부정채용문제 이외에도 시간 선택제 채용형 공무원의 처우, 젠더폭력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펼쳐졌다. 특별재판부는 대한변호사협회, 현직 법관으로 이뤄진 판사 회의기구, 외부인사 중에서 각각 3명씩 모여 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들이 현직 법관 중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할 영장전담, 1심, 2심 법관을 2배수로 추천해 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작위로 사건을 배당하면 사법농단 사건으로 조사나 수사를 받은 판사에게 사건이 돌아갈 수 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주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외력세력에 의해 재판부 구성이 이루어진다면 사법부의 독립권이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서 비준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가지고 충돌하기도 했다.

  또한 기획재정위의 종합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성장도 가져오지 못하는 정책”이라며 비난했다. 반면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부서별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국정감사가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들의 입장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국회가 실질적인 질문은 던지지 않고 의미 없는 비난만 했다고 주장한다. 국회가 문제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논리적인 질문을 던져야 비로소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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