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각종 논란의 이유로 사퇴한 지 3주가 지났다. 그러나 주말마다 이어지는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는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는 진보 진영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으며, 조국 사퇴 후 ‘문재인 퇴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반대’로 구호를 갈아 끼운 보수 세력들은 광화문 일대를 누비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집회 규모는 조금씩 다르지만, 주말이면 계속되는 살풍경은 정국이 아직도 ‘조국 사태’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광화문 집회의 목소리… ‘정부 규탄, 공수처 반대’
 토요일인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규탄과 공수처 설치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해 온 대학생 단체 ‘공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이날 오후 광화문역 앞에서 ‘우리가 원하는 공정한 대한민국’ 집회를 했다. 김근태 추진위 대표는 이날 “검찰의 활약으로 정경심 교수 등이 구속되고 있으며 이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조금이나마 바로 세워가는 좋은 시작점”이라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는 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해찬의 사과문 역시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제대로 수사 중인 검찰을 비난하며 공수처에 매달리는 유체이탈 화법만을 보여줬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모인 학생들은 “반성이 없는 민주당 의원들이 만들어나가는 공수처는 많은 문제가 있다.”라며 “문제에 대해 진지한 국민적 토의가 필요하며 그런 과정 없이 진행되는 공수처는 권력의 칼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서초동 집회의 목소리…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이에 맞서 ‘검찰개혁 사법 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조전 장관을 지지하는 ‘제12차 여의도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공수처를 설치하라’ ‘국회는 응답하라’ ‘검찰 개혁, 적폐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연단에 올라온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현재 검찰은 일제의 폭압적이었던 검찰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또 이승만 정권이 조봉암 선생 등 정적을 살해하기 위해 이용한 공안검
찰과 같은 모습임을 보여줬다.”라며 “검찰은 주인을 물은 개가 돼 버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교수는 “검찰은 만인 앞에 평등한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닌 자기 입맛에 맞춰 집행하는 기관임을 보여줬다.”라며 “이 때문에 검찰개혁은 국민 위에 누구도 군림할 수 없는 나라 만들기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충남 천안에서 올라온 50대 최 모 씨는 “검찰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론 분열 부추기는 정치권… 실종된 정치
 이렇게 국론이 분열되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권이 이러한 국론 분열 상황을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부추기며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 집회가 처음 열리던 9월 말,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집회에 2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숫자 부풀리기’라며 맞받아쳤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가 처음 열리던 10월 초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 한국당에서는 3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턱없이 부풀려졌다고 평가절하하였다. 이렇게 정치권이 조국이라는 블랙홀에 빠지어 숫자 놀음이나 하는 사이, 국론을 더더욱 분열되어 국민 간의 갈등은 증폭되고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정치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초월회 모두발언에서 “국회는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녹일 용광로가 돼야 하는데 대립과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 우려스럽다.”라며 “이대로면 대의민주주의는 죽고 정치 실종 장기화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가 위험선에 다다랐다.”라며 “대의민주주의 복원에 모든 정치와 합의 등이 국회에서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조국 사태가 발생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조국이라는 블랙홀에 갇혀 있다. 또한, 국가적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 일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갈등을 중재하고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치권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정치권이 정쟁이 아닌 정치를 하여 위와 같은 갈등을 조정하고 위기를 타파하여 건설적인 미래를 창조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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