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9일에 시작된 홍콩 시위가 3개월 째 계속 되고 있다. 이 사태는 지난 4월 3일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인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법안의 악용을 우려한 홍콩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홍콩 정부는 송환법 법안 추진을 잠정 중단 할 것이라고 발표 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송환법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하여 홍콩 시위가 반(反) 중국 성향으로 확산 되면서 홍콩 시민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송환법에 반대 하고 있는 홍콩 시위대 (출처: 헤럴드경제)

송환법, 홍콩 시위의 불씨가 되다

 송환법이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홍콩 정부가 해당 법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2월 대만에서 벌어진 홍콩인 사건 때문이다. 이는 홍콩인 남성 찬퉁카이가 여자친구와 여행을 떠났다가, 그를 살해 한 후 대만에 유기한 뒤 홍콩으로 귀국한 사건이다. 홍콩 경찰은 찬퉁카이를 체포했지만, 대만과 홍콩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 않아 그를 대만으로 송환 할 수 없었으며 처벌도 불가능 했다. 홍콩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3월 29일 홍콩 의회는 송환법 입법을 예고했고, 4월 3일에는 의회 본 회의에서 1차 심의를 진행 했다. 이러한 사실에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이 악용 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으로 홍콩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 등을 중국 본토로 송환 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는 것에 크게 반발했다. 과거 중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 비판 서적을 팔던 홍콩 반중 활동가를 중국으로 끌고 간 전례가 있다. 해당 행위는 비난 받을 사건이었지만, 개정안이 통과 되는 순간 합법적 행위가 된다는 사실에 홍콩 시민들은 분노했다. 즉, 송환법이 홍콩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6월 12일 홍콩 의회는 송환법 심의 연기를 발표 했으며, 3일 뒤에 이는 무기한 연기 되었다.

▲홍콩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국제공항 (출처: SBS뉴스)

홍콩 시위, 이길 때까지 계속 된다

 지난 6월 16일 검은 옷을 입은 홍콩 시민 200만 명이 빅토리아 공원에 운집하였다. 이들은 송환법 심의 무기한 연기가 아닌 완전 철폐를 외치며, 캐리 람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이에 캐리 람 장관은 두 차례에 걸친 공식 사과를 하며, 송환법 입법 절차를 재시작 하지 않을 것을 공표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는 멈추지 않았고, 지난 7월 1일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홍콩 시민 55만 명이 모였다. 이날 시위대는 홍콩 입법회 건물을 점거 했고 경찰과 무력 충돌 했다. 이후 7월 21에는 백색테러가 발생 했다. 백색테러란 보수 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테러를 의미한다. 21일 밤 홍콩 위엔링 전철역에서 친중 성향 의심 세력이 시위대 및 시민에 무차별 폭력을 행사 하였다. 이후 7월 27일 백색테러에 대응 하여 홍콩 시민 29만 명이 운집 한 테러 규탄 시위가 일어났다. 홍콩 경찰은 최루탄 등을 사용하여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또한 8월 5일에는 공항, 지하철 등 20여 개의 분야에 종사하는 50만 명의 홍콩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총파업이 있었다. 이후에도 계속 된 대규모 시위로 시위대가 공항까지 점거 하자 공항 측은 홍콩국제공항을 폐쇄 하였다.

 6월 초에 시작된 홍콩 시위는 캐리 람 장관 사퇴 요구와 동시에 반(反) 중국, 홍콩 민주화 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8월 23일 홍콩 시위대는 국제 사회에 송환법 반대 시위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60㎞에 달하는 거대한 인간 띠를 만드는 ‘홍콩의 길’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송환법 즉각 폐지’, ‘캐리 람 장관 퇴진’ 등 5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으며, 스마트폰 손전등으로 인간 띠를 밝히는 장관을 연출 하였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홍콩 내에 있는 10개 대학과 100여 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9월부터 수업 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9월 13일까지 홍콩 정부가 5가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행동 수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쏘고 있는 홍콩 경찰 (출처: 뉴스토피아)

홍콩 시위에 대응하는 중국

 시위가 계속 되자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선전에 장갑차와 중국군 수천 명을 배치했다. 이와 같이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지난 8월 18일, 홍콩 시민 160만 명은 비가 내리는 빅토리아 공원에 모였다. 홍콩 경찰의 불허에도 강행한 대규모 시위였지만, 주최 측은 중국에 무력 진압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며 비폭력 시위를 이끌어냈다. 대규모 홍콩 시위가 비폭력 평화 집회로 마무리되자 중국 내부에서는 자신들의 홍콩 압박 전략이 통했다며, 동시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더하여 중국은 점점 격화하는 홍콩의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가짜뉴스’를 새로운 무기로 빼들었다. 홍콩 시위에 대한 폭력성만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며 허위 정보를 유포 중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시위 중단 압박에 맞서, 홍콩 시위대도 SNS에서의 활동 공간을 넓히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 각국에서 이용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내용의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있다. 더하여 ‘프리덤 홍콩’ 측은 활동 과정과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지지자들의 신뢰를 높여 모금액과 국제적인 지지를 동시에 얻어내고 있다.

 

 앞으로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홍콩 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홍콩의 시민들은 경찰의 무력 진압을 규탄하며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 년 전 한국 청년들이 거리에서 한 목소리로 외쳤던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이는 한국이 홍콩 사태에 관심을 갖고 지지 해야 할 이유 중 하나이다. 홍콩 시민이 염원하는 민주화 된 홍콩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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