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민 기자

  세상의 모든 관계를 어느 하나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 간의 관계, 인간 내의 관계, 인간과 사물 또는 동물 간의 관계 등 관계의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간과 내의 개념부터 시작되는 관계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숨어있다. 수많은 관계 중 이번 칼럼에서는 인간 간의 관계를 다루려고 한다. 어쩌면 인간 간의 관계는 한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고민해나갈 끝없는 난관이니까.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나간다. 세상 속 모든 사람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의 연으로부터 시작된다. 가족의 연을 맺은 아이가 시간이 지나 성장하면서, 아이의 생활 영역은 점점 확대되기 시작한다. 확대된 영역 속에서의 아이는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인연을 쌓아간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내 삶의 일부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좋기만 할 수는 없는 법, 살다보면 나쁜 관계도 생기는 법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관계가 본인을 얼마나 웃고 울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행복했던 기억만 남은 관계도 지독하게 힘들었던 관계도, 그저 내 삶에 기록될 혹은 사라질 스쳐가는 추억일 뿐이니까. 결국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관계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곳에 소속되거나 쉽게 관계 맺을 일이 많아진다. 이는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관계는 잘 모이기도 하지만 때가 되면 흩어지는 모래와 같다. 각자 갈 길이 다르니, 과거에 소속했던 곳과 현재 소속한 곳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이때 소속했던 곳에서의 사람들과 더 이상 과거의 관계가 지속되지 못함을 느낄 때 인간은 소외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친했던 동기와 서로 사는 곳이 멀어져 더 이상 전과 같은 관계가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 또 속했던 동아리를 나왔을 때 어울렸던 사람과의 관계가 이전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자책하거나 변화의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지 마라. 관계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의 하나이고, 당신은 현상의 주체였을 뿐이다. 올바른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집단에 속했을 때의 관계와 그렇지 않을 때의 관계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관계의 법칙은 대학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사회화를 하면서 거치게 될 수많은 집단 속에서 만들어갈 모든 관계에 위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다. 대학을 벗어나 어떤 집단을 가든 관계에 있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마라. 사실 관계만큼 단순한 것도 없다. 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가까워지고 그렇지 않으면 멀어지는 아주 당연한 순리이다. 당연한 세상의 이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고민하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낭비이다.

  하지만 관계를 방치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기에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나의 무리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환영받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람에 지치고 관계에 상처받은 경험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고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과의 원활한 관계 형성은 너무나도 어렵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선 사람한테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하지만 이제부터 과거의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인연들을 맺어나가라. 조심스럽게 다가가되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 누구도 관계에 있어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지나 변화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생긴 균열이 상처로 남을 뿐이다. 결국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본인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미래의 어떤 집단에서든 사랑받아 마땅하니까.

저작권자 © 항공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